악보/토이

익숙한 그집앞 - 토이

Pianoda 2013. 1. 23. 02: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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익숙한 그집앞 - 토이(Toy)

 

익숙한 그집앞은 유희열님의 글과 그림, 노래를 담은 삽화집이다.

그대는 진정 뮤지션~~

 

...

99년, 내가 고3이었던 해.
가만히 그때를 돌이켜 보면 솔직히 공부를 목숨걸고 한 기억은 없다.
차라리 고3이란 특권을 거머쥐고 스트레스란 명목하에 뭐든 더 많이 즐겼던 기억이 대부분이다.

그 '즐겼던 기억' 중의 하나가 음악에 관한 것이다.
그때 즐겨들었던 음악이 유키구라모토 피아노음악,
시네마 천국 OST, 내 마음의 풍금 OST, 엔리오 모리꼬네 영화음악 같은
열아홉의 감수성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그런 음악들이었다.

그 중, 내 고3 늦여름을 온통 가득채웠던 음악이 바로
유희열 삽화집, '익숙한 그집앞' 의 연주곡 모음 CD였다.

밤 10시에 야간자율학습을 마치면 나는 그때 봉고차를 11시에 탔기 때문에 1시간의 빈시간이 있었다.
남들은 공부에 열을 올릴 그 시간이 내겐
선생님의 눈치, 부모님의 눈치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.

그 시간이면 난 항상 친구와 학교안 커다란 나무아래 길다란 벤취에 누워
그 음악을 나눠 들으며 고3 신분에서 한참 어긋나는 이야기와, 생각과, 그리고...
눈물 한방울 흘리기도 하곤 했었다.


...

요즘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그 때 생각이 참 많이, 그리고 아주 간절히 떠오른다.

공부를 제일 안 했던것도 그때였고,
내 감수성의 절정을 이룬것도 그때였고,
나에 대해, 내 미래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 했던 것도 그때였고,
음악에, 유희열의 FM음악도시에, TV드라마에 한참 심취했던 것도 그때였고..,

결정적으로
내 인생에서 제일 눈물나게 아름다웠던 것도, 행복했던 것도 그때였다.

익숙한 그집앞...
너무나 익숙한 그집앞...
영원히 열아홉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을 익숙한 그집앞...

가끔씩 그집앞을 지나칠 때마다 난 이렇게 잠시 눈물겹게 행복했던 그때를,
회상해 보곤 한다...

 

 

익숙한 그집앞.pdf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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